Kim, Sang Yil. A New Start of Philosophy with Alain Badiou. Fusion of Horizons: Being and Event and Tao Te Ching (Seoul: Saemulkyul, 2008).
Abstract
‘탈현대’의 파도에 걸려 철학이란 배가 파선당하고 있는 마당에 바디우는 철학의 가능성을 다시 말하고 있는 철학자 가운데 하나이다. 존재론은 철학의 꽃과 같지만 현재 존재론을 거론하는 철학자는 거의 없는데, 바디우는 현대 수학의 집합론으로 존재론을, 다시 말해서 ‘수학적 존재론’의 가능성을 말하고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는 철학자이다. ….
바디우는 역설이란 불청객을 초대한 집합론 그 자체에 근거해 철학의 존재론이 가능함을 주저인 [존재와 사건]에서 말하고 있다. 비분별은 분별할 수 없음을 말한다. 그러나 이 비분별의 성안에 사는 거주인은 그 비분별성의 비분별성을 분별할 수 있는데, 바로 그 거주인이 철학자라는 말이다.
저자는 이 놀라운 저서에서 알랭 바디우의 주저인 [존재와 사건]을 중심으로 동서양 철학의 융합을 시도한다. 플라톤에서 아리스토텔레스를 원류로 전개되어 나온 서양 철학이 수학의 집합론을 만나 파산하고 급기야 바디우에 의해 “일자(一者)는 없다”고 선언되기까지의 과정을 동양 사상의 전개 과정과 연계하여 차분히 풀어나간다. 저자에 의하면 바디우 철학을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동양철학이며, 그 역도 성립한다. 그리고 만날 수 없을 것 같던 이 두 철학을 이어주고 고리는 다름 아닌 집합론이라는 것이다.
알랭 바디우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통칭되는 현대 영미 철학계의 ‘해체’와 ‘탈주’에 맞서 진리와 총체성의 갱신을 위해 투쟁하는 현대 철학의 최신 경향을 대변하고 있는 대표적인 철학자이다. 라캉과 집합론에 기반해 가장 강력한 반-들뢰즈 전선을 형성하고 있는 그의 철학은 일자를 부정하고, 시, 수학, 정치, 사랑에서 나타나는 복수의 진리를 내세우며, 진리 과정에 따르는 사건적 ‘주체’의 충실성을 강조하는 등 철학의 혁신과 이론의 정치적 개입과 실천에서 독창적인 사유의 경지를 펼치고 있다.